지난해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높은 몸값 상승률을 기록하며 굳건한 존재감을 뽐낸 것이다. 오랜 기간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며 인기를 증명해 온 대단지의 가치가 올해도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5일 부동산 R114 자료를 통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단지 규모별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1500가구 이상 대단지의 매매가격은 4.5% 오르면서 전국 평균 가격 상승률(1.09%)를 4배 이상 상회했다. 이어 ▲1000~1499가구(0.39%) ▲700~999가구(-1.15%) ▲500~699가구(-1.62%) ▲300~499가구(-1.75%) 등 대다수가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밑돈 것을 감안하면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신고가 거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소재의 'e편한세상광교(1970가구)' 전용 145㎡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고, 광주 북구에 위치한 ‘S-클래스더제니스(2240가구)' 전용 84㎡ 역시 지난해 말 6억88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새 주인을 찾았다.
청약시장에서도 15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선전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15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총 30곳으로, 일반공급 2만6277가구 모집에 35만5157명이 몰려 1순위 평균 13.5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1500가구 미만 단지의 경쟁률(11.82대 1)을 웃도는 동시에, 앞서 지난 2023년(8.76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대단지의 인기 배경으로 우수한 정주환경을 꼽고 있다. 통상 1500가구 이상으로 조성되는 단지의 경우 주거수요 유입에 발맞춰 주변으로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진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단지 내 커뮤니티는 물론 다양한 조경 및 휴게공간이 조성되는 데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단지 아파트는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 상승장에는 큰 폭의 몸값 상승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시장 침체기에도 하방경직성을 앞세워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과 대출규제 시행 등이 맞물려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국이 안정되면 다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 대단지 아파트에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R114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9033가구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3672가구) 대비 약 39.2% 증가한 수치다.
DL이엔씨는 이달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업성도시개발구역에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9층 13개 동, 전용 84~191㎡ 총 1763가구 규모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내달 경상남도 창원특례시 진해구 여좌동 일원 대야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창원 메가시티 자이&위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37층 17개 동, 총 2638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 54~102㎡ 203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현대건설도 이달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3층 12개 동, 전용 39~84㎡ 총 181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되며, 이중 전용 59·84㎡, 67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투시도./사진=DL이앤씨